POSTYPE Business

「작은 스타트업에서 인재 구하기(2014)」

우리 회사 포스타입은 2012년에 씸플(Cimple)이라는 작은 웹 에이전시로 출발했습니다. 2014년 봄, 저는 팀의 채용 담당자로서 씸플의 첫 공개 채용을 주도하여 신입 디자이너와 개발자를 각각 한 명씩 영입했습니다. 「작은 스타트업에서 인재 구하기」는 그렇게 첫 번째 채용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경험과 소감을 적어 회사 홈페이지에 올렸던 글입니다.

몇 년 만에 다시 그 글을 읽어보면서 솔직히 좀 놀랐습니다. Cimple을 포스타입으로 바꿔서 읽어도 좋을 만큼, 채용에 관한 저의 현재 관점이 5년 전에 쓴 글에 고스란히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채용을 통해 계속해서 좋은 사람과 만나 동료가 될 수 있었던 이유가 이래서였구나,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아래에 「작은 스타트업에서 인재 구하기」 전문을 토씨 하나 바꾸지 않고 그대로 올립니다. 지금보다 다섯 살이나 어릴 때 쓴 글을 꺼내 놓으려니 쑥스럽지만, 쉽게 읽히는 글이니 끝까지 재미있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특히 포스타입의 인재 채용에 관심 있는 분들께서 이 글을 꼭 읽어보시길 청합니다.



작은 스타트업에서 인재 구하기

이 글은 Cimple의 2014년 첫 채용 과정과 느낀 점을 기록한 글입니다.


스스로의 가치를 인정하고 자신감 갖기

작은 회사에서 좋은 인재를 구하기는 정말,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두말 안해도 누구나 알아주는 대기업, 네임밸류 높고 복지가 좋기로 소문난 벤처 회사, 그도 아니라면 최소한 언론에 소개되거나 엔젤 투자를 거뜬히 받아 낸 스타트업 정도는 되어야 구직자들이 관심이라도 가지기 때문입니다.

지난 2년간 위에 열거한 어떤 조건에도 해당되지 않은 Cimple은 취업 시장의 공급자로서 구직자들에게 그다지 매력적인 직장이 아닐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며 약간은 체념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충분히 성장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으로 구인 활동을 펼치지 않은 채 1년 이상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최근 들어 Cimple의 창업자들이 크게 깨달은 바가 있습니다. “Cimple은 정말 매력적인 회사다, 하지만 그것을 어필하는 방법을 몰랐다.”는 것을 말입니다.

이렇게 생각을 전환할 수 있게 된 계기는 Cimple과 함께 일해 온 클라이언트와 파트너들 덕분이었습니다. Cimple과 함께 일해 보신 기업가들은 Cimple과 끝까지 좋은 파트너 관계로 협업하기를 원하셨고, 그 중 몇 분께서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러브콜을 보내 오기도 하셨습니다. 심지어 어떤 중견 마케팅 회사의 최고 책임자분께서는 “Cimple에서 우리한테 웹 광고를 하면 무료로 해 드리겠다. 그러니 쭉 우리와 함께 하자.”는 말씀까지 해 주셨습니다.

이렇게 꾸준히 칭찬을 받게 되니 그동안 약간 의기소침해 있던 Cimple의 창업자들은 큰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우리를 겪어 본 사람들이 우리를 좋아하는 만큼, 팀 동료로서 우리를 좋아해 줄 사람도 어디엔가 반드시 있을 것이라고 굳게 믿게 되었습니다.


솔직함과 당당함으로 구직자들의 마음을 얻기

Cimple의 도전을 함께할 새로운 인재를 모시기 위해 저희는 그동안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새로운 시도를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 중 첫 번째는 바로 ‘우리의 진심을 보여주고 상대방의 진심을 얻는 것’입니다.

Cimple(주식회사씸플)에서 좋은 팀 동료를 간절히 찾고 있습니다! 이제 성장하기 시작한 팀이기에 팀원 한 분 한 분을 모시는 데에 대단히 큰 리스크가 따르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진심으로 저희 팀에 합류하고자 하는, 스타트업 성향에 잘 맞는 분들을 찾고 있습니다.

저희가 입사 지원자를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저희 역시 지원자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Cimple은 아직 언론에 소개된 적이 없는 작은 스타트업이고, 앞서간 다른 회사들에 비하면 지금 당장 드릴 수 있는 혜택이 많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저희가 지금 당장 약속 드릴 수 있는 것은 다음과 같습니다.

  • 서로 신뢰할 수 있는 실력 있는 동료
  • 자유로운 분위기의 근무 환경
  • 자기 계발 활동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
  • 발휘한 능력에 대한 적절한 금전적 보상

당신이 저희 팀에 합류함으로써 Cimple은 더욱 성장할 수 있고, 모든 팀원들에게 더 좋은 근무 환경과 복지 혜택을 드릴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우리는 일하는 기계가 아니므로 언제나 더 좋은 환경에서 일할 권리가 있습니다. Cimple은 즐거운 마음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과 문화를 만들어 가고 싶습니다.

Cimple에서는 오랜 시간을 들여 위와 같은 채용 공고문을 정성껏 작성했습니다. 저희의 아주 솔직한 마음을 드러낸 이 글은 형식적인 채용 공고라기보다는 간절한 호소이자 반드시 지켜야 할 공약에 가깝습니다. 저희는 이 글을 보고 마음이 움직인 분이라면 저희가 준비한 입사 지원서의 질문에 진심으로 응답해 주실 것을 기대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저희의 기대에 부응하고도 남을 만큼이었습니다. 한 달 전쯤 비슷한 수준의 회사보다 연봉을 많이 주겠다는 것을 내세워 채용 사이트에 공고를 올렸을 때보다 훨씬 많은 분들이 지원해 주셨으며, 그중 저희와 생각이 잘 통할 것 같은 예비 팀원이 여러 분 계셨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겠지요?


선입견 없이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기

채용 공고문과 더불어 저희가 무척 신경 썼던 것은 바로 입사 지원서입니다. Cimple은 온라인 입사 지원서를 통해 지원자의 개인 정보 중 서로 연락하기 위한 이름, 전화번호, 이메일 주소 단 세 가지만을 입력 받았으며, 그 외에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자격증 등의 서류는 일절 접수하지 않았습니다. 사실 성별, 나이, 학력, 출신학교, 업무이력, 사진, 가족관계와 같은 것들은 저희에게 중요한 판단 기준이 아니었습니다. 이런 정보들은 지원자를 만나보기도 전에 불필요한 선입견을 갖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대신하여 저희는 입사 지원서를 통해 몇 가지 주관식 질문을 드렸습니다. 저희는 이 질문을 통해 지원자가 정말 Cimple이라는 팀을 좋아하고 회사와 함께 성장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인지를 판단하고 싶었습니다. 대부분의 지원자 분들이 저희의 질문에 대한 진솔한 답변을 정성껏 작성해 주셨기에 다른 회사에 똑같이 복사+붙여넣기로 제출했을 법한 틀에 박힌 자기소개서를 읽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평가 기준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채용의 모집 부문이 디자인과 개발이다보니 ‘포트폴리오’ 역시 매우 중요했습니다. 채용 과정에서 특별한 실기 시험이 없는 한 지원자의 실력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기에 가장 엄격하게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제출한 포트폴리오를 통해 선명한 이미지를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지원자에게 면접시 고해상도의 포트폴리오를 따로 준비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Cimple은 연락처 정보, 지원자의 생각을 읽기 위한 주관식 질문, 포트폴리오 세 가지 항목만으로 입사 지원을 받고 서류를 심사했습니다. 저희는 면접 자리에서도 나이나 출신학교에 대해 묻지 않았으며, 이는 저희와 면접을 보셨던 지원자 분들께서 직접 확인해 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이렇게 국내에서는 다소 파격적인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해 본 결과, 오히려 저희와 코드가 잘 맞는 성향의 분들과 숨은 실력자 분들께서 Cimple이라는 팀에 더 관심을 가져 주신 것 같습니다. 따라서 저희가 찾는 인재를 만날 확률이 훨씬 높아진 것이죠. Cimple은 앞으로도 이런 방식으로 채용을 진행할 것입니다.


예의와 배려로 지원자를 대하기

당돌하게도 대기업 상반기 공채 기간에 채용 공고를 낸 Cimple에 이렇게 좋은 분들이 자기 시간을 할애해 입사 지원서를 작성해 주시고 포트폴리오를 보내 주셨다는 사실에 저희는 정말 기뻤습니다. 모든 분들을 다 합격시킬 수 없다는 사실이 안타까웠지만, 그래도 끝까지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이번 채용에 지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단어 하나 하나에 신중을 기해 심사 결과를 이메일로 개별 통보해 드렸습니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개별 면접을 통해서도 지원자 분들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대기업 여러 곳에 최종합격을 한 경우 지원자에게 선택받지 못한 대기업에서는 합격하고도 입사를 거부하는 지원자가 생기게 마련입니다. 대기업도 이런데, 저희같이 작은 회사라면 오죽할까요? 하지만 저희는 구직자들을 현혹하기 위해 단 한 줄의 거짓을 내세우지 않았기에 두려워하기보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지원자들을 대하기로 마음먹었습니다.

40~50분 정도 진행된 개별 면접이 끝날 때에는 소정의 면접비도 전해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마지막 면접자 분께서 해 주신 말씀이 기억이 납니다. “우와, 이런 것까지. 감사합니다. 꼭 대기업 면접 온 것 같아요!”


각자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회사 만들기

“Cimple 아니면 다른 회사는 절대 가지 않겠다”는 구직자는 이 지구상에 한 분도 없을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Cimple에서 나를 필요로 한다면 기꺼이 합류하여 함께 꿈을 펼쳐 보겠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계실 수 있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Cimple의 창업자들이 할 일이고요.

그제 면접에서 지원자 한 분이 Cimple의 비전이 무엇인지 궁금하다는 질문을 하셨습니다. Cimple 창업의 계기는 구성원들이 좋아하는 일을 즐겁게 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으며, 앞으로도 Cimple에게 이것보다 더 중요한 목표나 비전은 없을 것입니다. 앞으로 우리 팀에 합류하게 될 팀원들은 항상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실제로 적용하면서 스스로 발전하고, 팀원들과 서로 존중하는 가운데 최고의 시너지를 내는 그런 팀에서 일하게 될 것입니다. 팀 동료와 함께 일한다는 것이 즐겁고, 적절한 보상을 통해 높은 수준의 동기 부여가 되는 그런 직장 생활을 경험할 것입니다.

남들이 Cimple이 뭐 하는 회사인지 잘 몰라준다면 앞으로 우리 팀 모두가 노력하여 잘 알게 해 주면 되는 일입니다. 그럴 만한 자신감과 그것을 뒷받침할 만한 저력이 있는 팀이라고 확신합니다. “소규모 스타트업에서 아무리 연봉을 많이 주더라도 대기업과는 경쟁이 안 된다”는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이제는 완전히 버렸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Apple이나 Facebook도 시작부터 거대한 회사는 아니었습니다.

팀을 새로 구성하고 회사가 급속 성장하는 지금 이 시기부터 앞으로 2년 정도 후에 Cimple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무척 기대됩니다. 아마 수많은 고민과 갈등이 따르겠지만, 함께할 동료가 있으니 어떤 상황이라도 즐겁게 이겨낼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이번 채용에 지원해 주신 모든 지원자 분들께 다시 한 번 깊은 감사를 드리며, 머지 않아 새로운 기회로 다시 만날 수 있길 희망합니다.




이 글을 읽고 포스타입 ‘사람들’에 관심이 생겼다면 포스타입 인재 채용 사이트를 확인해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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